‘동광호’는 무게가 6.67t에 달하는 낚싯배로 최대 16명까지 태울 수 있다.
배 무게에 따라서 0.7t 당 승객을 한 명씩 더 태울 수 있다고 한다. 낚싯배의 최대 무게는 9.77t으로,
22명의 승객까지 태울 수 있다고 한다. 틈새상식.우렁찬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이윽고 낚싯배에서 진동이
느껴지더니 이내 장사항과 멀어진다. 15분쯤 지났을까, 수평선에 노란 부표가 하나 보인다. 오늘의 결전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낚싯대 사용법과 미끼 끼우는 방법을 배운다.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장갑을 낀 손으로 갯지렁이를 반으로 자르고 머리부터 낚싯바늘에 밀어서 꽂는다. 양갈래로 나눠진 반대쪽 낚싯바늘에도
똑같이 갯지렁이를 꽂아준다. 갯지렁이가 대롱대롱 매달린 낚싯대를 바다에 툭 놓으면 줄이 스르르 알아서 풀린다.
낚싯대에 묵직한 추가 달려있어서 수심 50m까지 쭉쭉 내려간다. 거침없이 풀리던 낚싯줄이 느슨하게 되면 낚싯바늘이 바닥에 닿았다는 신호다.
이제 낚싯대 릴을 앞으로 한 바퀴 감아서 낚싯줄이 팽팽해지게 만든 뒤 생선의 입질을 기다리면 된다. 오늘은 가자미를 낚을 예정이다.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 했던가. 가지미는 광어와 같은 목이지만, 눈이 기울어진 방향이 반대쪽이다. 깊은 바다 바닥에 서식한다.
그렇기에 가자미 낚시에는 낚싯줄이 긴 낚싯대가 필수다. 가끔 가자미 대신 값비싼 문어를 낚기도 하는데, 손님들은 이를 ‘대박’이라고 부른다.
첫 낚시 포인트에서 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오지 않는다. 무려 30년 경력에 빛나는 동광호 최만철 선장은 낚싯배에
시동을 걸어 두 번째 포인트로 이동했다. 다시 낚싯대를 놓고 기다리길 20분쯤. 낚싯대가 묵직한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바로 릴을 돌리진 않았다. 바늘에 걸린 고기가 팔딱거리며 주변의 동료를 부르기 때문이다. 다시 10분이 지나,
더욱 무거워진 낚싯대를 힘차게 들어올렸다. 결과는 가자미 한 마리. 나름 히트다 히트. 마음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낚시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손님들이 잡은 물고기가 각자 배정받은 바구니에 조금씩 채워져간다.
가자미와 노래미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 아직 수온이 찬 봄바다는 물고기의 출현이 적은 편이다.
성수기인 8월이 되면 물이 따뜻해 지고 물고기의 활동량도 많아진다. 볍씨가 싹을 틔우고 고개를 떨구는 계절이 있듯,
낚시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2시간30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동광호는 힘차게 파도를 가르며 다시금 장사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