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함흥냉면옥’의 함흥냉면은 같은 이름이지만, 빨간색의 숙성 명태회 고명이 냉면
위에 올라간다. 과거 속초 회냉면에는 보통 가자미회를 올렸는데, 함흥냉면옥에서 명태회를 고명으로 얹기 시작하며, 그
유명한 속초의 명태 회냉면이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맛은 전체적으로 삼삼하다. 그동안 맵고 새콤한 냉면을 맛 봐온
사람들이라면 식초와 양념장를 찾을지도 모른다(테이블마다 식초, 겨자, 양념장이 있다). 삼삼한 맛은 사람을 면밀하게
만든다. 맛을 좀 음미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명태회는 질기지 않고, 쫀득의 식감에서 잘 멈춰 숙성했다. 만약
조금만 더 꼬들꼬들했다면 안 그래도 쫄깃한 함흥냉면 면발과 조합이 과부하를 이뤘을 것이다. 간도, 쫄깃함도, 맛도
선을 잘 타는 느낌이다. 뜨끈한 육수 한 모금, 시원한 냉면 한 입. 이빨이 뜨겁다가 시리다. 함흥냉면은 바로 이런
재미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