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바라보며 상상하기만 했던, 해변 피크닉. 외옹치해수욕장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왼쪽으로는 속초아이가, 오른쪽으로는 롯데리조트 속초가 보였다. 속초의 듬직한 랜드마크 사이, 사람 발길이 잦지 않은 고즈넉한 해변은 피크닉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위치를 정한 후, 모래사장을 평평하게 정리하고 매트를 깔았다. 그 위에 포장해 온 도시락을 올려놓고 하나씩 뚜껑을 열었다. 따끈한 고르곤졸라의 고소한 향이 밀려와, 온몸에 행복감이 스르르 처졌다.
옹심이 고르곤졸라는 강원도 감자를 주 재료로 한 메뉴로,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반전은 크림과의 조화였다. 고소하고 풍미 좋은 고르곤졸라 크림과 어우러져, 예상하지 못한 맛을 안겨줬다. 또 다른 메뉴인 사과 & 브리치즈 샌드위치도 새로웠다. 사과와 브리치즈의 앙상블이 눈을 번쩍 뜨게 했다. 사과는 아삭아삭 상큼했고, 브리치즈는 고소했다. 바게트와 루꼴라, 그리고 꿀과 아몬드까지 어우러져, 먹으면서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맛보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깨끗하게 먹었더니,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묘한 쾌감이 들었다. 작은 실천이 예상치 못한 기쁨을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