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는 총 6개의 1차 맛이 있다. 시큼한 맛, 와인 맛, 상큼한 맛, 달콤한 맛, 자극적인 맛, 시큼한 맛. 이것을 기초로 커피의 맛을 분류하면 된다.
그런데 ‘맛’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커피이기도 하다. 커피를 어디서 즐길 것인가, 장소도 중요하다. 커피를 음미하기 가장 좋은 섬, 제주에서 찾은 카페 2곳을 소개한다.
제주마노커피하우스의 외관
제주커피수목원에서 즐길 수 있는 커피 체험
커피의 맛은 기다림이 좌우한다
제주커피수목원
신박한 누룩 발효 커피
제주커피수목원은 제주도 안덕면 사계리에 있다.이곳은 카페가 돌만큼 많다는 제주에서도 유례가 없는 누룩 발효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발효 커피는 2014년 콜롬비아에서 처음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더욱이 누룩을 발효한 커피는 세상에 나온 지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제주커피수목원의 외관
제주커피수목원 통창에 비춘 산방산
여유로움 가득한 제주커피수목원의 하루
커피 맛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누룩 발효 커피, 이토록 귀하고 신박한 커피를 제주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커피수목원의 대표 ‘김영환’씨의 맹목적 커피 사랑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사와 국민대 교수를 역임한 김대표는 퇴임 후 제주로 내려왔다. 그의 나이가 올해로 75세니 딱 10년 전 이야기다.
그는 제주의 기후와 토질이 커피나무 재배에 적당하다고 착각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수년간의 수고는 갑작스레 닥쳐온 한파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수포가 될 듯했던 그의 꿈은 발효 커피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이어졌는데, 오랜 시간 커피의 생태를 면밀하게 살피고 꾸준히 열정을 다해 연구했던 결과다.
내부, 포근한 햇살이 감돈다
제주커피수목원에는 다양한 커피 용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커피수목원의 김영환 대표, 커피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제주를 닮은 누룩 발효 커피
그의 발효 커피는 제주를 닮았다. 제주의 전통발효음료인 ‘쉰다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매우 건강하다.
1차 발효하는 과정에서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고, 2차 숙성할 때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제주커피수목원의 누룩 발효 커피는 일명 몸신 커피로 불린다. 건강에 더해 맛까지 다양하다. 고소한 맛, 와인 맛, 오크 맛, 꽃 향, 꿀잠 커피 등 이름에 따라 풍미가 달라진다.
그는 생두를 발효해서 와인은 만드는 기술을 개발 국제특허를 냈다. 바로 발효 커피 2차 숙성과정에서 사용되는 그린빈 와인이다.
그린빈 와인을 증류라면 커피 향을 머금은 코냑이 만들어진다. 커피냑이라 불리는 코냑은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을 정도로 그 맛이 제대로다.
커피수목원 김영환 대표, 그 뒤로 보이는 제주 산방산
커피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발효커피
따뜻한 커피 한 잔은 겨울철 보약이나 다름없다
커피 한 잔과 돌하르방. 제주의 여유
제주커피수목원에서는 누룩 발효 커피도 마실 수 있지만, 그와 관련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커피를 이용한 와인, 코냑 체험, 스콘 만들기 체험이 그것이다.
모든 과정은 김영환 대표가 자상한 설명과 함께 직접 지도해준다. 체험 후에는 직접 만든 그린빈와인과 커피냑을 숙소나 집으로 가져가 느긋하게 즐길 수도 있다.
한편, 스콘 만들기는 일종의 몸신 프로그램으로 특히 인기가 좋다. 다이어트 효과가 확실한 그린빈을 파우더를 비롯 요거트, 자이로스, 커피허니플라워 등이 재료로 들어가 살찔 염려가 없다.
단맛을 줄인 만큼 고소하고 담백해서 어떤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커피수목원에는 커피를 이용한 와인, 코냑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내리는 커피수목원 김영환 대표
체험 중간중간 맛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맛은 줄이고 담백한 맛을 강조한 스콘
커피의 향기는 깊고 진하다
제주커피수목원은 창으로는 산방산의 잘생긴 모습이 오롯이 들어온다. 제주 서쪽의 투박한 바람 끝에서 풍기는 감미로운 커피 향, 커피에 진심인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잠시 멈춰도 좋다.
산방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제주커피수목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향교로 151
09:00-18:00
064-792-5554
제주마노커피하우스
서스테이너블 커피
제주도 중문에 한 잔당 3만원짜리 커피를 파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마노커피하우스’다.
카페는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이지만 들어서는 순간부터 빈티지한 감성에 빠져들게 한다.
샹들리에의 은은한 불빛 아래 놓인 테이블 그리고 그 뒤로 어김없이 펼쳐지는 창문 뷰, 찬장에 가지런히 놓인 클래식한 식기들도 분위기에 한몫을 한다.
3만 원 커피의 정체는 세계 3대 희귀 커피로 알려진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다.
빈티지한 감성이 가득한 마노커피하우스
마노커피하우스의 내부
포근한 햇살이 감돈다
커피에 관한 책이 가득 전시되어 있다
마노커피하우스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커피 한 잔
커피에 대한 신념
제주마노커피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만오’ 대표 역시 건강한 커피에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다양한 커피를 마시며 몸의 반응을 살폈고 좋은 커피는 이롭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내놓는 까닭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커피 감정사이기도 한 이만오 대표는 해외에 나가 직접 생두를 선별해서 수입한다.
그리고 엄격한 핸드픽, 로스팅의 과정을 통해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를 만든다. 원두의 양을 두 배로 늘려 추출된 커피의 농도를 진하게 하는 것 또한 마노 커피의 특징이다.
마노커피하우스의 주인장, 이만오 대표
마노커피하우스에서는 항상 최고의 커피를 내어준다
이만오 대표는 커피 감정사이기도 하다
그 어느 커피보다 진한 마노 커피
지속 가능한, 좋은 커피
커피는 가공 방식에 따라 ‘내추럴’과 ‘워시드’로 나뉜다. 내추럴은 커피체리를 햇볕에 말려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방식이다.
반면 위시드는 커피체리의 과육과 껍질을 제거하고 물에 넣어 발효하는 일종의 습식법이다.
마노커피하우스에서 시그니처를 주문하면 내추럴 가공된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와 더불어 ‘온두라스 워시드 커피’도 소량 제공된다.
바리스타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커피에 관한 지식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제주마노커피하우스는 찾아오는 모든 손님이 소중하다.
그래서 좋은 커피를 대접하고 싶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과 마시는 사람의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 지속 가능함)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