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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

제주 꽃 명소 Spot 3

봄바람 타고 온 꽃내음

제주 꽃 명소 Spot 3
봄바람 타고 온 꽃내음
은은하게 퍼지는 꽃내음이 바람을 타고 날아와 코끝을 간질인다. 달콤한 향기에 취해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폐부 깊숙한 곳까지 봄이 흘러드는 나른한 기분, 마음마저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새로이 찾아온 봄을 향긋하게 물들여줄 제주 명소 3곳을 소개한다.
털뭉치처럼 풍성한 꽃을 피워내는 겹벚나무_상효원제공
상효원
봄의 생기에 대하여
‘상효원’의 봄은 만발한 튤립과 더불어 시작된다. 빨강, 노랑, 분홍, 하양 등 알록달록한 색감을 뽐내는 꽃들의 향연이 4월 초까지 펼쳐진다. 뒤이어 겹벚나무와 참꽃나무도 만개한다. 그야말로 봄꽃 축제가 펼쳐진다. 왕벚꽃이 주를 이룬 요즘 겹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드물어 더욱 반갑다. 꽃잎이 겹겹이 싸여 더욱 풍성한 겹벚꽃은 지고 난 자리도 황홀하리만치 아름답다. 흩어져 내린 꽃잎들로 뒤덮인 나무 그늘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자면, 행복이 별건가 싶다. 근사한 봄날의 추억에 벚꽃잎이 내린다.
튤립이 만발한 상효원의 봄
귀여운 피터 래빗 조형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한라산을 본뜬 피라미드 건물을 거쳐 수목원으로 들어선다. 작은 화환을 든 ‘피터 래빗’ 형제가 인사를 건넨다. 관람로를 따라가는 내내 귀여운 조형물이 깜짝 선물처럼 등장한다. 피톤치드 가득한 작은 숲길을 지나면 두터운 이끼와 암석 틈바구니에 나무들이 뿌리를 내린 곶자왈 지대가 등장한다. 곶자왈은 제주만의 독특한 생태 환경 지역으로, 섬이 품은 보물 같은 숲이다. 울창한 나무들과 계곡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몇 발자국 들이지 않아도 원시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알록달록한 튤립 꽃이 향기로운 봄을 부른다
수령이 350년 된 소나무. 상효송 또는 부부송이라 불린다_상효원제공
청량한 기운이 가득한 대나무 숲
따스한 봄을 만끽하는 걷는 길, 화단에 심어진 튤립들이 화사한 인사를 건넨다. 피크닉 차림이 잘 어울리는 ‘벨롱벨롱 숲’에서 사진을 찍고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 숲을 누비며 청량한 기운을 들이마시는 사이, 어느새 발걸음이 ‘구상나무 카페테리아’에 닿았다. 이곳은 상효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잘 가꿔진 수목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테라스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다.
분수가 솟는 연못 주변도 봄꽃들로 가득하다. 꽃동산이 따로 없다. 350년 된 소나무 2그루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상효원의 상징과도 같은 ‘상효송(부부송)’이다. 푸른 소나무는 영원할 것처럼 아름다워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하고 온전할 것만 같은 단단함.
상효원은 무척 넓어 시간을 넉넉히 잡고 찾는 것이 좋다. 참꽃나무 터널이 있는 산돌위정원, 엄마의 정원에 펼쳐진 사계절 꽃밭, 계절 정원 등 구석구석 돌아봐야 한다. 한식당, 카페, 기념품 숍 등 부대시설도 가득 갖춰 2~3시간은 봄꽃처럼 금세 저문다.
  • 상효원
  • 제주 서귀포시 산록남로 2847-37
  • 매일 09:00~19:00(입장마감 18:00)
  • 일반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 064-733-2200
다채로운 빛깔의 수국 꽃들이 화사한 봄날을 선사한다_휴애리제공
제주의 토속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꽃밭
온실에 꾸며진 포토존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들이 많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수국 피는 봄
휴애리의 봄은 짙게 배어나는 서향나무 꽃향기를 따라 흐른다.
향이 천리를 간다고 하여 ‘천리향’이라 불리는 서향나무는 별꽃 같은 작은 꽃송이들이 매혹적인 향기를 뽐낸다. 한바탕 매화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수국이 피어난다. 제철보다 이르게 피었지만, 온실에서 정성껏 가꿔 심은 수국들인지라, 어느 봄날보다 화려하고 건강하다. 눈길 닿는 곳마다 오색 빛깔 꽃 잔치가 벌어지니 한 번 멈춘 발걸음이 도통 움직여지질 않는다. 어쩔 도리가 없다. 느긋하게 봄을, 꽃을 만끽한다.
휴애리 가랜더가 걸려 있는 매화 꽃 터널
흑돼지 먹이를 주는 관람객. 새까만 아기 돼지들이 귀엽다
흑돼지야 놀자 이벤트가 벌어지는 행사장. 계단을 따라 달리기 시합이 펼쳐진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지나 수국 올레길로 들어섰다. 작은 언덕을 오르니 옹기들이 둘러싼 꽃밭과 초가 원두막의 정겨운 모습이 드러난다.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을 건너 제주의 토속적인 풍경과 자연이 어우러진 포토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귤이 탐스럽게 열린 나무와 꼬마 돼지를 안고 있는 익살스러운 돌하르방, 이보다 제주스러울 수가 없다. 매화와 동백꽃이 진 자리에 피어난 연둣빛 잎사귀들이 울창한 터널을 이룬다. 매화 정원을 거니는 동안 나뭇가지 사이로 부드러운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그래, 봄날의 맛이란 이런 거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같은.
휴애리를 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면 곤충 테마관과 먹이주기 체험장을 추천한다. 염소와 포니, 흑돼지를 가까이에서 마주한 채 먹이를 주는 일은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시꺼먼 아기 흑돼지들이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흑돼지야 놀자’ 이벤트도 색다른 즐거움을 안긴다.
  •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
  • 매일 09:00~18:00(입장마감 17:30)
  •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 어린이 1만원
  • 064-732-2114
조선 백자에서 영감을 받아 건립된 왈종미술관
미술관 정원에 피어난 봄꽃들. 그림 속에 모두 녹아 들어 있다
이왈종 화백의 작품들과 조우하는 2층 전시실
명상 음악과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는 빛과 명상실
그림에 담긴 향기
왈종미술관
영원히 꽃향기가 흐를 공간.
왈종미술관은 그림에 담긴 정취만으로도 봄에 취하는 곳이다.
마치 둥근 찻잔처럼 보이는 미술관 건물은 조선 백자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다. 커다란 창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고스란히 비쳐 들고 옥외 정원에 나서면 부드러운 봄바람이 얼굴을 감싼다. 정원에 가꾼 매화와 수선화, 도라지꽃들은 화가의 붓질을 통해 그림 속에서 영원을 산다. 그림 안에서 향기로움마저 오롯이 살아 숨 쉰다.
화려한 색감이 도드라진 옥상 전시 공간
모든 관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낸 작품.
그림에 등장한 모티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이왈종 화백’은 제주도에 정착해 수십 년 세월을 <제주 생활의 중도와 연기>란 주제에 골몰해왔다. 작품마다 제목이 모두 똑같은 것이 한결같은 화백의 마음인 것 같아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진다. 밝고 화사한 색채들로 가득한 그림은 천진난만한 해학과 유쾌함이 흐른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꽃과 새, 물고기, 골프와 자동차 등은 삶의 길목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감정들을 비유해 표현한 것이다. 행복과 불행, 사랑, 외로움, 자유 등 저마다 품고 있는 내면의 모습을 발랄한 유머로 승화시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티브마다 짝이 있고 연도에 따라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림 도처에 깨알 같이 숨겨 놓은 작가의 이야기들이 관람하는 재미를 더한다. 그가 몸소 겪어 온 인생 철학도 화폭 안에 담아 놓았다.
작가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다
이왈정 화백의 작품과 섶섬의 컬래버레이션이 환상 조합을 이룬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요즘 같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그야말로 딱 들어맞는 말이다. 전시실 안쪽에는 익살스러운 춘화 작품을 전시한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도 있다. 작은 화첩과 도자기에 그려진 재미난 그림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미디어 아트는 시간을 내어 천천히 감상하기를 권한다. 평면적인 그림과는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된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빛과 명상실에서 홀로 고요한 시간을 가져도 좋다. 명상실 옆은 작가의 작업실로 유리 너머로 안을 엿볼 수 있다. 경쾌한 음악에 몸이 절로 둠칫거리는 옥상 전시도 빼놓지 말자. 섶섬(삼도, 森島)이 바라보이는 서귀포 앞바다 풍경은 근사한 덤이다.
  • 왈종미술관
  • 제주 서귀포시 칠십리로214번길 30
  • 매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성인 5,000원, 어린이, 군인, 65세 이상 3,000원
  • 064-76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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