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의 위치 등 기본적인 안전 사항 안내까지 마친 뒤, 수륙양용버스가 힘차게 출발했다. 시작은 역시 다른 버스와 동일했다.
설마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부소산성 주차장에서 시내를 빠져나간 뒤, 국도 40호선을 타고 백마강교를 건넜다. 다리 위에서 백마강을
도하하고 있는 또 다른 수륙양용버스를 만났다. 갑자기 기분이 오묘해졌다. 우리가 타고 있는 이 버스도 곧 저렇게 강으로 뛰어든다는 것이 아닌가.
도로를 벗어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유난히 힘찬 엔진 소리를 내면서 박차를 가했다. 승무원이자, 안전요원, 그리고 문화유산해설을
도맡는 선생님이 외쳤다. "우리 버스는 곧 강물에 입수합니다. 자, 준비하세요. 하나, 둘, 셋!" 버스의 앞부분이 슬로프를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가더니, 이내 강물 속으로 빠져들었다. 조금 이상했다. 버스가 배로 변신하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물에 빠져버린 것만 같았다.
심지어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지기까지 했다. 당황했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저 동공만 이리저리 움직일 뿐. 선생님이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자, 좌우 균형을 맞춰야 해서 자리를 옮기겠습니다." 승객들이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좌우측 좌석에 나누어 앉았다. 그제야 버스는 수평을 유지했다. 안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