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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느끼는 봄의 맛

슬며시 찾아왔다가 금세 떠나는 손님처럼 애틋한 계절. 백제의 기품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부여에선 이 찰나의 계절을 차분히 음미해도 괜찮을 것만 같다. 부여의 봄을 찬찬히 그리고 진하게 맛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어회 현지인 맛집, 삼오식당
미식가라면 봄철 부여 여행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음식이 있다. 바로 우어회다. 우어의 정식 이름은 웅어. 지방에 따라 우어, 우여, 위어, 도어 등 다양하게 불린다. 산란기를 맞아 강으로 거슬러 오르는 4~5월이 바로 우어 제철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에서 주로 잡히는데, 금강하구둑이 건설되기 이전에는 백마강에서도 잡혀 백제의 의자왕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전한다. 조선 시대에도 수라상에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이 계절 귀한 먹거리였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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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면 햇우어회를 맛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삼오식당으로 이어진다. 한적한 농촌 풍경이 펼쳐지는 부여 석성면에서 2대에 걸쳐 50년 넘게 영업해온 노포다.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라 벽면 곳곳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고, 장롱과 문갑이 방 한 구석을 차지한 까닭에 마치 시골 할머니댁에 온 듯한 분위기다. 방바닥에 펼친 둥근 상 위에 청국장, 달걀찜, 고사리, 시래기, 미역줄기, 파래, 코다리 조림 등 10여 가지의 반찬이 차례로 나온다. 마지막으로 미나리와 오이를 넣고 새콤하게 버무린 우어회 무침이 등장하면 상차림 완성. 우어는 길이 30센티미터 내외의 얇고 긴 생선으로, 살이 부드럽고 고소해 회 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삼오식당에서는 연중 어느 때나 우어회 무침을 맛볼 수 있지만, 가장 맛있는 시기는 단연 봄이다. 갓 잡은 생물 우어와 제철 미나리를 사용하는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홍어 삼합과 홍어탕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 주소 : 충남 부여군 석성면 석성북로 3
  • 운영 시간 : 월~토요일 11:30am~8:00pm (브레이크 타임 3:00pm~5:00pm), 일요일 11:30am~4:00pm
  • 가격 : 우어회 4만 원부터
봄날의 피크닉 스폿, 수북로1945
따사로운 햇살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봄 소풍을 꿈꾸며 규암마을로 향한다. 백마강을 사이에 두고 부여읍 건너편에 자리한 규암마을은 과거 나루터를 중심으로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1960년대 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쇠퇴했다가, 현재는 예술적 감성과 레트로 분위기가 더해져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다.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이 마을의 야트막한 언덕에는 700여 평의 부지를 품은 수북로1945가 있다.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관광두레 수북로힐에서 운영하는 피크닉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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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초입에 들어서면 버려진 농가를 개조한 카페 건물이 가장 먼저 반긴다. 카페의 이름은 언덕을 지나는 도로명과 이 농가를 손보는 과정에서 찾은 집의 건축연도를 따서 지은 것. 옛 건물 뒤편 경사면을 따라 새로 지은 건물 여러 채가 언덕 꼭대기까지 이어지고, 그 주위로 너른 정원이 펼쳐져 있다. 현지산 딸기로 만드는 부여딸기라떼와 직접 말린 꽃잎으로 우려내는 목련꽃차를 주문한 후 자리를 잡아보자. 목재 기둥과 서까래, 아늑한 다락방 등 예스러운 매력을 간직한 실내 공간도 좋지만, 봄 기운을 제대로 느끼기엔 역시 야외 테이블이 낫다. 주문한 음료가 피크닉 바구니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봄 소풍 기분을 내기에도 제격이다.
연둣빛 새잎과 각종 봄꽃이 어우러지는 계절이면 피크닉 카페는 진가를 발휘한다.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포토존, 흔들 그네, 나무 위 오두막, 고양이와 토끼 등 구석구석 즐길 거리와 볼거리도 가득하다. 천연 염색, 허브 아로마 테라피, 수제 음료와 티 만들기, 천연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클래스도 운영한다.
  • 주소 :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복로41번길 11-50
  • 운영 시간 : 11:00am~8:00pm(화・수요일 휴무)
  • 가격 : 부여딸기라떼 6,800원, 목련꽃차/메리골드차 6,500원
과거로 거슬러 오르는 봄 산책, 부여왕릉원
부여읍 쌍북리에서 염창리까지, 총 6킬로미터 길이로 뻗어 있는 부여나성은 사비도성을 방어하고 수도의 안팎을 구분 짓기 위해 축조한 성곽이다. 능산리 일대를 지나는 부여나성의 동쪽 외곽에 부여왕릉원이 자리한다. 나성과 함께 당시의 건축 기술과 도시 계획, 방어 체계 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는 곳. 총면적 약 33헥타르에 고분군과 함께 너른 잔디밭, 산책로,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룬 유적 공원은 고즈넉하게 산책을 즐기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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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군이 자리한 해발 121미터 능산리산 남쪽면 중턱에 오르면 탁 트인 왕릉원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경사면에는 백제의 왕과 왕족, 상류층의 분묘로 추정되는 7기의 무덤이 3열로 들어서 있다. 외관은 거대한 원형 봉토로 모두 동일하지만, 내부는 석실 천장의 형태에 따라 사각형과 볼트형, 석실 단면 구조에 따라 육각형과 사각형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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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원에 포함된 부여 능산리사지 절터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백제 최고의 금속 공예품으로 손꼽히는 백제금동향로가 출토된 곳이다. 절터를 배경으로 설치된 능사추정복원도는 사라진 옛 사찰의 모습을 눈앞에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왕릉로 61
  • 개장 시간 : 9:00am~6:00pm
  • 입장료 : 어른 1,000원, 어린이 400원
부여의 역사와 자연을 즐기는 하이킹 코스, 부소산성
백제 수도의 외성을 둘러봤으니, 이번엔 내성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사비시대에 왕궁의 주요 방어 시설이자, 후원 역할을 했던 부소산성은 백제의 문화유산과 부여의 자연경관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사랑받는다. 특히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 무렵이면 황홀한 봄 풍경을 즐기려는 현지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잦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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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이 넓고 잘 정비된 탐방로를 따라 부소산 정상으로 향하는 동안 성벽과 반월루, 영일루, 사자루 등의 누각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토종 소나무를 비롯해 단풍나무, 꽃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가득한 숲길은 힐링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산 서쪽면에 자리한 낙화암. 높이 40미터의 바위 절벽으로,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장소이자, 산 서쪽면을 감싼 채 잔잔하게 흐르는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포인트다. 산성을 따라 크게 한 바퀴 둘러보는 데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고,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걷기에 좋다.
  •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31
  • 개장 시간 : 3~10월 9:00am~6:00pm, 11~2월 9:00am~5:00pm
  • 입장료 : 어른 2,000원, 어린이 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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